결국 수많은 루머들 중 맞은 게 거의 없군요. :(

각설하고, 세 가지 제 느낌은 이렇습니다.
첫째. 이북 시장 장악
많은 팬보이들은 혁신적인 제품이 아니라고 실망들을 하지만, 제가 보기엔 이 제품은 혁신적인 것이 목표가 아니라 대중적인 것이 목표인 듯 합니다. 바로 이북이죠. 그리고, 그 시장은 아마존이 이미 보여준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위의 표처럼 아이패드와 킨들과 기능을 비교해보면 아이패드가 압도적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제품을 사겠습니까? 이렇게 표현하면 어떤게 땡기는지요.
- 29만원짜리인데 흑백의 책만 읽을 수 있는 2GB 용량의 킨들
- 57만원짜리인데 컬러는 기본이고, 멀티터치 되고, 일정 관리되고, 게임도 되고, 아이폰 (터치)에서 구입했던 어플 그대로 사용 가능하고, 저장공간도 16GB인 아이패드
물론 금액이 조금 부담이긴 하지만 후자입니다. 아무리 금액이 부담스럽더라도 290만원과 570만원을 비교하는 게 아니니까요. 그동안 시장을 개척했던 아마존은 배가 아플 듯 합니다.
둘째. 넷북 시장 참여
우리가 넷북으로 하는 일들이 뭡니까. 인터넷 서핑, 동영상 감상, 문서 작성. 간단한 게임... 그 외에 넷북으로 더 특별한 일을 하시는 분들이 있나요? 거의 없을 거예요.
발표 초기에 스티브 잡스가 애플이 만든 건 넷북이 아니라고 했지만 사실 아이패드는 넷북의 기능을 아주 충실히 수행합니다. 별도의 표를 올릴 필요도 없이 위의 표를 보세요.
게다가 아이폰으로 앱을 구매했던 사용자들은 왠지 넷북용으로 아이패드를 구매하면 기존 앱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비용이 절약된다고 느낄 겁니다.
아이패드가 넷북 시장을 장악하는 건 무리이지만 PC 시장에서 맥이 차지하는 비율 정도는 충분히 먹고 들어갈 수 있을 듯 합니다.
셋째. 맥 유저 확장
발표 내내 느낀 점 중 하나는 "아이패드는 아이폰(터치)에서 사용하던 UI를 거의 그대로 사용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각종 버튼과 아이콘 등은 물론이고 터치 방법 등 모든 게 아이폰과 똑같죠. (아이폰 OS를 사용했으니 그럴 수 밖에.)
아이폰과 터치를 써 본 사람들은 아이패드에 적응할 필요가 필요가 없습니다. 아이폰이나 터치만 썼던 사용자들은 조금은 확장된 MID에 관심이 생길 때 아이패드를 떠올릴 것입니다. 그들이 아이패드를 사용한다면 맥의 시스템을 조금씩 느끼겠죠. (예를 들어 iWorks) 그렇다면 다음 PC는 혹은 다음 노트북은 맥북이나 아이맥, 맥프로가 될 확률도 높아질 겁니다.
물론 이것은 아이폰이나 아이팟 터치가 현재 가장 뛰어난 사용성을 지닌 모바일 기기라는 전제 하에서죠. 아이폰이 맘에 들었던 사용자들이 애플 제품을 추가 소비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거라고 봐요. 당장 맥북이나 아이맥으로 스위칭하는 건 불안하지만 서브컴 개념으로 하나쯤 사는 건 위험 부담이 적다는 생각이 들테니까요.
작은 조각 하나 더
크게 주목받지는 않는 것 같으나 MLB.com 에서 준비한 어플리케이션 실행 데모를 보면 IPTV가 가야할 길을 미리 슬쩍 보는 것 같습니다.
야구게임을 생중계로 보면서 각종 기록들을 확인할 수도 있고, 리플레이도 확인할 수 있고, 뉴스도 확인하고 말이죠. 사실은 많은 시사점을 가지고 있으나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죠.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의 성공에 매우 고무되었나 봅니다. 보다 혁신적인 제품을 기대한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는 굉장히 안정적인 형태로 무리하지 않는 방향을 택했습니다.
추측을 해보자면 아이팟 터치 2.5세대에 카메라 넣기를 실패하면서 스펙과 가격을 낮추며 게임기 시장을 두드렸는데 그게 제대로 먹혔기 때문에 이번에도 유사한 전략을 취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하지만 애플 제품은 적어도 2, 3세대는 가야 쓸만해지기 때문에(^^), 저는 그 때까지 군침만 꼴딱꼴딱 삼키며 구매는 하지 않을 듯 합니다. 사실은 지름신이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죠. :)
※ 참고로 스티브 잡스의 키노트 영상은 애플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관련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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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한 가지 추가하자면,
애플이 대부분의 액서사리들은 다른 서드파티 회사들에게 양보하지만 직접 만들기를 고집하는 몇 가지가 있죠. 그 중의 하나가 바로 키보드. 이번에도 키보드는 독과 일체형으로 직접 판매를 하는군요.
예전부터 느낀 건데 제 생각에는 애플은 마우스와 키보드, 즉 입력 디바이스까지를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일부로 생각하는 듯 합니다. 입력 디바이스를 다루면서 생기는 습관, 경험은 피지컬한 감각이고 매우 직접적이기 때문에 사용성에 목숨 거는 애플은 직접 통제를 해야 하는 거겠죠. :)
안그래도 궁금했는데, 드뎌 쓰셨근영. : )
말씀처럼 기존의 애플 노트북처럼 고가정책이 아니라 (의외로) 중저가정책을 아이패드의 핵심 전략으로 삼은 점에서 아이폰(팟)과 넷북의 중간 시장을 확대하면서 전자책과 넷북 모두를 장악해버리려는 것 같습니다.
잠깐 링크님과 대화를 나눴는데, 뭔가 킬링 어플리케이션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그저 덩치 큰 아이팟 같다는 점에서) 실망감을 표하시더군요. 특히 생산도구라기 보다는 소비도구로서의 성격이 강조되는 점에서 말이죠. 카메라도 없고, 메모리도 기대보다는 좀 빈약한 것 같고...
기존의 관점에서 보면 tablet = keyboardless laptop 이었으니 another laptop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실망이 클 것 같습니다만,
넷북이나 이북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원래 그것들이 간단한 인터넷 서핑/컴퓨팅을 소비하는 도구니까... ^^
킬링 애플리케이션은 굳이 애플이 제시해주지 않아도 될 거라는 예상입니다. 앱스토어가 있으니까요. 아이패드용 앱스토어가 기존 앱스토어처럼 활성화가 되면 정말 재밌는 어플들이 정신없이 쏟아져 나오겠죠. (물론 발표 때 애플이 미리 몇 개 더 제시해줬으면 좋았겠지만)
생각해 보면 아이팟 터치가 처음 나왔을 때 16GB 가 $399 였습니다 (2007년도). 지금은 화면이 훨씬 더 커지고, 앱도 그 때보다 엄청나게 더 많고, 이북도 읽을 수 있는데 $499 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투덜거리는 걸 보면 애플이 사람들 눈을 많이 높여놨나봐요. :)
p.s. 한 가지 제가 주의깊게 보는 건 애플이 아이폰에서 아이팟 터치를 내놓는 수준이 아니라 플랫폼 하나를 늘린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관리 요소가 기존보다 엄청 늘어날 것이라는 겁니다. 새로운 컨텐츠도 처음부터 쌓아야 할테고요. (아이패드 앱스토어와, 아이북스) 의외로 상당한 모험이죠.
오타 같습니다~ 290만원 vs. 570만원
아;;; 290만원 vs. 570만원이 아닌 29만원 vs. 57만원이기 때문에 킨들보다 가격이 좀 비싸도 아이패드가 매력적일 듯 하다는 뜻이었습니다; (댓글 보고 의도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 문구를 조금 추가했습니다)
아~ 또 멍청한짓 했네요 ㅎㅎ
왜 킨들DX하고 비교를 안하시고 구형하고 비교를 했나 의문을 갖고 글을 보다 헛발질 했네요~ ㅎㅎ
킨들DX와의 비교는 아마존이 더욱 불쌍해져서;;; (가격이 같은데 배터리 빼고는 좋은 점이 별로 없잖아요. ㅠ.ㅠ) 차라리 기존 킨들이 가격면에서 많은 우위에 있기 때문에 비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저장공간도 1GB인 아이패드 --> 16GB?
290만원 vs. 570만원이 아니니까요. --> 29만원 vs. 57만원?
^_^ 몇가지 오타가 있어서 알려드려요~ 글 재밌게 잘 봤습니다!
앗. 그래도 오타가 있었군요. -_-a 수정했습니다. ^^
290만원 vs. 570만원은 문맥상 맞습니다만 문장을 조금 더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런 쪽은 관심도 적고 잘 모르는 분야이지만,
노트북, 나아가 PC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서 흥분되더군요.
아직 갖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던
"미래에는 이러이러할 것이다"류의 상상(특히 작동법이나 디자인적 면에서)이
얼마나 틀에 박혀 있는가를 새삼 깨닫게 되네요.
아이폰이나 아이팟 터치 쓰고 있는 사람들은 아주 고르게 뽐뿌를 받는 것 같아요. 심지어 제 주위에서 애플의 1세대 제품은 안사겠다고 다짐한 사람들마저 사고 싶다고;;;
글쎄요, 아이패드와 킨들은 타겟 자체가 다른 또는 달라질 제품이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군요. 의도했건 아니건 말이죠. 우선 아이패드는 e북 기능이 자체가 지닌 수많은 용도의 한 부분입니다만, 킨들은 전문적인 책읽기용으로 만든 e북인 것이 큰 차이겠지요. 책을 많이 읽는 e북유저의 경우, 킨들의 e잉크가 표현하는 또렷한 흑백화면을 더 선호할지도 모를 일이니까요.게다가 한결 가볍고 저렴하기도 하니까요. 생각에, 킨들은 끝내 특화된 전문 e북으로써 살아남을 듯 하군요.마치 단순한 기능의 라디오가 3D영상시대에도 여전하듯이 말이죠.
킨들에 비해 아이패드는 확실히 읽는 시간이 짧고, 화려한 책 (잡지 등)을 읽는데 더 적합한 도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요즘에 오랜 시간 동안 집중해서 책을 읽는 사람이 적지 않나요?
킨들이 깊이가 깊고 목적성이 확실한 도구라고 한다면, 아이패드는 상대적으로 깊이가 얕고 다용도의 도구인 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