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스님이 작성하신 포스트 박문수 기자, 댓글놀이에 빠지다 를 보다가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입니다.

언론사 사이트들이 포털 속 그들의 컨텐츠에 흩어진 댓글을 모은다면 대중의 관심을 각각의 언론사로 되돌릴 수 있지 않을까요?

한국의 언론사들 사이트에서의 댓글은 대체로 인기가 별로 없죠. 전체 인터넷 트래픽을 포털이 좌지우지하는 현실에서 언론사들은 컨텐츠는 주는데 그 가치는 미약하고, 대중의 피드백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형편에 있습니다. 사정이 이러니 오프라인처럼 자체 사이트 (지면)에 광고를 실어봐야 효과 없죠.

그나마 기사나 뉴스에 댓글이 달리는 건 포털이나 동영상 전문 사이트입니다. 문제는 이 댓글들이 언론사들의 사이트와는 전혀 별개라는 거죠. 이를테면 네이트의 신문 섹션에서는 댓글놀이가 활성화 되었고, 네이버나 다음은 왠만한 기사/방송글에 댓글이 적지 않게 달리지만 언론사 사이트는 찬밥이죠.

하지만, 그 컨텐츠가 어디로부터 나온 것입니까. 신문사, 방송사로부터죠. 따라서 그에 대한 반응도 신문사, 방송사에 가서 확인해야 맞는 게 아닐까요? 적어도 댓글이 활발하게 달릴 수 있는 여건 정도는 만들면 좋지 않겠어요?

그래서 생각을 해봤습니다. 크게 두 가지 방법이 떠오르더군요. 쉬운 방법과 어려운 방법.

쉬운 방법

1. 기존 댓글창을 없앤다.
2. 대신 소셜 댓글 시스템을 신문/방송사 사이트의 기사 말미에 붙인다.

GOOD
1.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댓글을 달 수 있고, 오픈아이디, 트위터, 페이스북 아이디로도 로그인이 된다.
2. 댓글러들이 자발적으로 여러 소셜 서비스로 기사를 퍼트리는 효과가 (간접적으로) 생긴다.

BAD
1. 여전히 포털과는 연동이 되지 않기 때문에 댓글을 모으는 효과가 크지 않다.
2. 오픈아이디나 트위터, 페이스북을 아는 (한국의) 사용자들이 많지 않다.

단점 2번째의 경우는 단점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지금도 댓글이 달리지 않는 기사들이 많으니까요. 차라리 소셜 서비스의 회원층을 이용해보는 게 더 가능성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맞습니다. 요점은 소셜 서비스의 힘을 빌려보자는 거죠. 디스커스 (DISQUS) 나 인텐스 디베이트(IntenseDebate),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국내 서비스 라이블리 (LiveRe)도 있죠. 물론 현실적으로 거대(?!) 언론사들이 일개 소셜 소비스의 힘을 빌릴리가 없겠죠. :-/

어려운 방법

맞습니다. 소셜 댓글 서비스를 언론사의 현황에 맞게 직접 개발하는 것이지요. 무지 어려운 일입니다. 어쨌든 제가 생각해본 최소한의 절차/기능은 이렇습니다.

1. 각 포털 사이트와 간단한(^^) 작업을 해서, 뉴스와 기사에 댓글을 달 때는 해당 언론사들로 핑(ping)을 쏘게 한다.
2. 언론사들은 이 핑들을 모아서 시간순으로 혹은 포털별로 댓글을 보여준다.
3. 언론사 사이트 내에서 다음 혹은 네이버, 네이트 아이디 등으로 로그인해서 댓글을 달 수 있게 해준다. (포털 로그인 기능의 공개가 필요-_-)

GOOD
1. 대형 포털만 대상으로 해도 왠만한 댓글을 모두 모아서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이 데이터만 가지고도 재밌는 기획들이 많이 생기겠군요)
2. '댓글을 보고 싶으면 신문/방송사 사이트로' 라는 인식을 만들어낼 수 있다.

BAD
1. 포털이 저런 작업을 해줄 리가... :-/
2. 표준화 작업이 이루어지기 무척 힘들 것.

이 방법의 핵심 아이디어는 적어도 포털의 기사/뉴스 영역에 달린 각종 반응들을 언론사들이 모아서 보여주기는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게 각각의 신문사에 동일하게 보내져야 하기 때문에 표준화가 선행되어야 하고, 포털들이 이 작업에 동참해야 하기 때문에 거의 불가능한 일이겠지요. 심지어 네이버 같은 경우는 각각의 댓글에 대한 퍼머링크도 없는 현실인데... :-/

게다가 포털 입장에서는 약관도 고쳐야 하죠. 하지만 약관을 고쳐서 새로 고지를 하더라도 댓글을 달 사람들은 여전히 달 것 같아요. 어차피 수정, 삭제 등은 자기만 할 수 있는 거고, 그 어떤 정보도 다른 곳에 넘어가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냥 아이디와 댓글 내용만 넘어갈 뿐이죠)

언론사가 기사를 제공해 주는 조건으로 댓글을 모아서 볼 수 있는 권리(?)라도 챙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적어봤습니다. 제가 언론사들과 관계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되었을 때 올드 미디어인 기존 언론사들이 독자/청자와 소통과 대화를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적기 전에는 이렇게 되면 참 재밌겠다 싶었는데 막상 적고 보니 실현 가능성이 상당히 적어보이네요. :-/ 게다가 이런 기술적인 접근보다는 윗선에서의 정치적인 결단과 의지가 중요한 영향을 미칠텐데, 그들도 몰라서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건 아니겠죠. (아닌가; )



p.s. 개인적으로는 기사마다 뉴스마다 각종 소셜 사이트로 보내는 버튼이라도 모아서 달아놓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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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rom 아안리양랑 삭제 제목 : 분산형 댓글 = 댓글형 마이크로블로그 아이디어 2010/02/16 20:14

    어제 퇴근하면서 사당까지 가는 버스 안에서 까만색 창밖에 시야를 두고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사당에서 지하철 타서는 수첩에 간단히 정리한 것.

  2. from PhiloMedia 삭제 제목 : 포털의 뉴스 댓글, 언론사로 돌려줘야 2010/02/18 02:41

    아이디어: 언론사 사이트들의 댓글을 모은다면? (by 어쿠스틱 마인드) 박문수 기자, 댓글놀이에 빠지다 라는 글을 쓸 때 원래 쓰려고 했던 내용을 써머즈님이 잘 정리해 주셨다. '쉬운 방법'과 '어려운 방법'으로 정리한 아이디어 역시 평소에 늘 생각하던 부분인데, 워낙 깔끔하게 정리해 주셔서 덧붙일 말이 별로 없다. [어려운 방법 관련] 언론사들은 포털에 빼앗긴 댓글을 되찾을 생각이 정말 없는 걸까? 각 포털별로 흩어져 있는 댓글들을 자기 사이트에서..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link 2010/02/16 18:08

    어찌어찌 솔루션이 있다 하더라도, 언론사들은 자신들의 덧글을 함부로 훔쳐가는 것이라며 저작권법을 들먹이며 길길이 날뛸 것 같습니다.

    • 써머즈 2010/03/02 17:07

      (답변이 늦었습니다)

      언론사들은 잃을 게 없는 수준 아닌가요? 저는 오히려 힘을 가진 포털 쪽에서 많이 싫어할 거라고 생각해요;;

  2. 필로스 2010/02/16 19:42

    박문수 기자 댓글놀이 관련 포스팅하면서, 원래 제가 쓰려고 했던(바로 이어서 쓰다가 만) 글을 거의 정확하게 정리해 주셨네요^^

    포털댓글의 언론사 연동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언론사들이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밀어붙인다면 안될 일도 없다고 봅니다. 근데 별로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 같지 않다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해결은 포털에서의 뉴스 전재를 막고 모두 아웃링크로 전환하면 되겠는데 그건 더 어렵겠죠?

    또 한 가지, 제한적본인확인제 관련 문제도 있습니다. 손쉽게, 비로그인 댓글이 가능하도록 DisQus 유사기능을 만들어 붙인다고 했을 때 제한적 본인확인제의 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네요.

    • 써머즈 2010/03/02 17:12

      (답변이 늦었습니다)

      포털 내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모델이 유지되는 한 언론사는 계속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자전거까지 뿌리면서 신문을 넣어주려고 애를 쓰면서 온라인에는 왜 그리들 무심한지 모르겠어요.

      말씀처럼 제한적 본인확인제가 또 하나의 '규제'가 되겠군요. 요즘처럼 여러 서비스가 매쉬업되는 세상에 사이트의 크기에 맞춰 정보의 유통을 제한하는 규제가 있다는 게 참 우스운 형국입니다.

  3. 하나시 2010/03/22 05:24

    글쓴님은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셨군요.

    저도 한때는 아니지만, 요즘도 이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댓글 문화..

    ^^ 저와 공통점이 있군요.

    저는 한국의 "주커버그" 를 꿈꾸는 청년입니다.

    ps: 제 블로그는 -_- 상업성이여서 공개하지는 않겠습니다.